[불편한 편의점] 저자 김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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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저자 김호연

쌈장에빠진돼지 2021. 12. 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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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편의점 표지

 

 불편한 편의점의 줄거리는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서울역에서 노숙하던 중 임여사라는 사람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덩치가 곰 같은 독고라는 남자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어눌하게 할 뿐만 아니라 행동도 둔해서 편의점에서 일을 잘할 수 있을까?라고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할 정도였지만 의외로 일을 꽤 잘 해내면서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

 

 임여사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가 정년퇴임을 하여 연금을 받으며 살고 있었지만 남편이 죽으면서 남겨주고간 편의점을 시작해서 잘 되나 싶었지만 인근에 다른 브랜드 편의점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겨우 적자만 면하는 신세로 간간히 유지하고 있었다. 주변 편의점들에게 경쟁에서 밀리면서 동네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편의점'으로 인식되는데, 이런 와중에 노숙자 독고 씨까지 야간시간대 알바로 들어오면서 기존 직원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편의점은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독고는 물건을 슬쩍한 뒤 도망가려는 불량학생이나 한밤중의 취객을 제법 잘 다루고, 일명 제이에스라 불리는 진상손님까지 두 손 두 발 들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은 비싸다며 오지 않던 동네 노인들마저 독고의 싹싹한 태도에 마실 나오듯 편의점에 자주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편의점의 오전 매출이 많이 올라갔다. 

 

 독고가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동료들에게도 전해졌다. 편의점 알바를 하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시현은 신참 독고에게 매장 업무교육을 해주다가 독고가 불쑥 건넨 말 한마디에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하면서 다른 편의점에 스카우트되고, 아들과의 관계 단절로 속을 태운 오여사(오전 아르바이트생)는 자신의 하소연을 귀담아 들어주고 아들과 소통할 방법을 넌지시 알려주는 독고에게 감명을 받는가 하면 어떤 손님은 독고의 눈빛과 접객 태도에서 영락없는 사장의 풍모를 추리해내기도 했다. 집과 회사 양쪽에서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는 회사원 경만은 퇴근길 편의점에서 하는 혼술이 유일한 낙인데, 어느 날부터 편의점의 밤을 장악한 사내를 사장이라 지레짐작하여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지만, 그 역시 독고의 순수한 호의 앞에서 얼어붙은 마음이 스스로 풀어졌다. 

 독고 효과는 여기서 그치치 않았다. 임여사로 하여금 독고를 쫓아내고 편의점을 팔게 하려던 민식은 그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엄마와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고, 민식의 사주로 독고의 뒷조사를 하던 곽 씨는 오히려 타깃인 독고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만다. 지친 상태로 대학로를 떠나와 마지막 글쓰기에 매달리는 희곡작가 인경은 서울역 홈리스였던 이상한 알바와 매일 밤 취재차 대화를 나누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되찾는다. 어쩌면 이곳 편의점에서는 손님이든 직원이든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과 영감을 주는 존재들인지 모른다. 애초에 임여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독고가 이를 받아들인 것도 살기 위한 마지막 본능에 가까웠고, 임여사 역시 덕분에 편의점의 밤을 맡길 든든한 인재를 얻었으니 그들은 서로를 구한 셈이 되었다. 

 

 소설은 총 일곱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편의점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시선으로 독고의 모습을 비추고 있고, 마지막은 독고의 고백으로 마무리된다. 편의점 일에 숙달될수록 독고는 기억을 조금씩 되찾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알코올로 굳어진 뇌가 활성화되면서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어쩌다가 모든 것을 잃고 술에 빠져 살다가 기억마저 잃어버리고 노숙인이 되었을까? 분명한 것은 그가 편의점에서 두계 절을 보내면서 다시 살아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그가 기억을 거의 회복할 무렵 대구 지역에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와 함께 독고에게도 결단의 시간이 찾아왔다

 

현대사회에서의 편의점이란 매일 오고가며 들러서 필요한 물건만 빠르게 구입하고 사라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용무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러한 개인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따뜻하고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더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했던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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