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분실]한국과학문학상 김초엽작가

책리뷰

[관내분실]한국과학문학상 김초엽작가

쌈장에빠진돼지 2022. 4. 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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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정신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전개되는 스토리



@관내분실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수상작품집 @김초엽

 

관내(管內)분실(紛失)은 물건을 보관하던 구역에서 자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건을 잃어버린 것을 말한다.

관내에서 잃어버려 찾을 순 있지만, 어디서 부터 찾아야 할지 왜 사라져버린것인지? 답답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과연 관내분실에서 잃어버린 물건은 무엇이고, 또 잃어버린 장소는 어디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지금으로 부터 몇십년모습.....어쩌면 몇십년후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 일수도 있고, 몇 년 뒤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기억과 행동이 저장된 데이더베이스, 도서관"

요즘 종이책과 논문페이지 대신 전자책을 읽는 평범한 일상이 찾아왔고, 나 또한 이책을 전자책으로 구입하여 읽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서면서 종이책은 사라지면서 도서관의 모습도 변화되었다. 바로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고인이 된 누군가의 정신을 데이터화시켜 인덱스 목록에 저장하는 곳이며, 유족들이 마인드 접속기를 활용해 데이터에 기반된 고인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변한다. 어쩌면 미래의 납골당일지 모른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3년 후, 지민은 그동안 증오의 대상이었던 엄마를 만나러 도서관에 찾아간다. 지민은 임신한 상태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애정과 삶에 대한 의욕도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서 모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조금이라도 자신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라는 생각에 비록 엄마와의 인연이 끊어진 상황에서 엄마와 이별했지만 이해해 보고자 도서관에 찾아간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되고, 엄마의 마인드(데이터)가 도서관 인덱스에서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자 지민은 직원에게 문의한다.

직원은 엄마의 데이턱가 관내 분실되었으며, 결코 소멸된 데이터가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는데, 지민은 직원의 그런 행동에 더욱 답답해 하기만 하고, 직원은 이런경우가 처음이라 당황해 하기만 한다. 도서관 직원들은 해결하기 위해 백발백중으로 움직이고, 도서관 관계자들은 이번에 새로 준비하던 도서관 검색 기능 "시냅스 스캐닝"으로 데이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고 이야기 하며 지민은 안심시키는데, 지민은 의지가 되면서도 살짝 걱정한다. 

 

시냅스 스캐닝으로 데이터를 찾기위해서는 고인이 생전에 가장 아끼던 물건을 가져와야만 한다. 고인의 애장품으로 데이터를 유혹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지민은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가지고 있는건 어릴적 사진 몇장과 엄마가 입었던 옷뿐이고, 엄마가 죽은 뒤로 모든 유품은 버려졌을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아빠를 찾아간다. 그 곳에서 엄마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되고, 지민이 그토록 찾았던 과거의 엄마는 은하였다. 

 

 

"이름이 잊히면, 나의 존재도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아빠의 집에는 엄마 은하의 유품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품들은 어릴쩍 엄마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물건이었을 뿐, 시냅스 스캐닝을 통해 지원진 데이터를 찾기위한 자료로는 부족하였다. 그러던 중 아빠의 집 책장에 꽃혀있던 종이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엄마 은하가 지민을 낳기 전 마지막으로 디자인했던 책이었다. 그 이후로 은하는 자신의 이름을 잃기 시작하였고, 오직 지민의 엄마로써 사는 날이 더 많았다. 산후 우울증에 걸린 은하는 지민이 자신처럼 되지 않길 바라면서 지민의 숨통을 조여왔을지 모른다. 아쉽게도 연이 끊어질 정도로 사이만 나빠졌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엄마 은하를 인덱스 목록에서 제거한 법인은 아빠 현욱이었다. 엄마 은하의 마지막 유언이었다고 한다. 자신과 관련된 손길이 조금이라도 묻은 물건 전부를 없애달라고 했다. 은하의 부탁을 들어주면서도 마인드로 남기는 작업만큼은 초기하지 않았다. 마인드에 의식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님을 설득했고, 은하는 세상에서 잊히는 조건만 충족되면 된다는 생각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막상 은하의 마인드를 본 현욱은 자신의 결정에 큰 후회를 하게 된다. 생전의 은하와 너무나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은하가 이렇게까지 되던 것은 아빠 현욱의 책임도 일부 있었다. 이를 알고 있던 현욱은 은하의 마인드를 보고 고통스러워했을 것이다. 은하가 다시 보기 싫어했던 자신을 마인드로 남아서까지 봐야 했었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생전에 디자인 했던 책을 시냅스 스캐닝에 활용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마인드를 찾아냈다. 지민은 엄마가 아닌 김은하를 처음 만났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미안한 마음과 허전한 마음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몇십 년간을 살아온 인간을 적어도 덜 살아온 인간이 1초의 판단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정의 내리려고 한 행동을 반성하며 말이다. 이제 엄마로 살아야 될 지민에게는 새로운 숙제를 준 것과 다름없다.

 

7개의 단편소설 중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 우리일상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였기때문이다. 

지민이 엄마가 되기 전에 이미 엄마였던 은하를 만나서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삭제된 데이터를 찾아야 했던 지민이 엄마의 이름을 찾고, 과거에 책을 내오는 일을 즐기던 은하가 지민을 낳은순간부터 자신의 세계에서 잊혀지고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 살아온 삶이 지민의 미래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엄마 은하를 향한 동정심이 작게나마 생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엄마를 세계에서 고립시키고, 완전히 죽지도 못한 채로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면서, 미안한 적이 없었어요.? 후회한 적도?" 그건 아마도 지민이 스스로에게 내 뱉는 질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부모님을 이해하는 일은 어렵다. 

작가는 넓은 우주에서 먼지만큼이나 작은 존재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어려운 일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소설을 통해 우리내 엄마, 아빠의 역할을 만나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블어 내가 부모님에게 받아온 사랑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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