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일자 : 2020. 03. 27. ~ 2020. 05.21. 16부작+스페셜 2부작
방영시간 : 금, 토 오후 10시 50분
연출 : 모완일
극본 : 주현
제작 : SLL
출연 : 김희애, 박해준, 한소희, 박선영, 김영민 외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복수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이 가족이란 울타리를 만들어
서로의 인생을 섞어 공유하는 그 이름.
부부.
이토록 숭고한 인연이 ‘사랑’이라는 약한 고리로부터 기인한다는 것.
곱씹을수록 간담 서늘하다.
사랑은 무한하지도 불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부부의 연을 맺으며 우리는 약속했었다. 너만을 사랑하겠노라고.
그러나, 약속은 버려졌고, 사랑은 배신당했다.
배신으로 시작된 증오 그리고 이어지는 서로를 향한 복수.
복수에는 응분 대가가 따르는 법.
복수란 상대뿐 아니라 자신까지 파괴하는 것이란 걸 알아야만 했다.
나 하나 부서지는 것쯤이야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다.
허나, 가장 소중한 것까지 잃게 될 줄은 몰랐다.
상대를 파괴할 만큼 증오한다는 것은 사랑의 또 다른 형태.
이것은 죽을힘을 다해 서로의 목을 조이는 치열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물관계도
등장인물
영국에서 흥행한 막장드라마인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기에, 여기서도 도저히 정상적인 인간을 찾아볼 수가 없다. 공식 욕받이인 이태오와 여다경은 말할 것도 없고, 지선우의 주변 인물들도 이중적인 성격의 속물들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불륜의 피해자인 지선우 역시 완전히 무고하지도 않고, 어른들이 벌이는 피터지는 개싸움에 휘말린 외아들 이준영 마저도 부모의 이혼 여파로 제대로 삐뚤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차가 중반을 지나도 정상인으로 재평가 받은건 고예림 정도밖에 없다.
또한 나름대로 사랑 얘기를 하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주-조연을 불문하고 작중 그 어떤 커플도 순탄한 애정 관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과연 종영 시점에서 오롯이 온전하게 살아남는 커플이 있긴 할지 관전 포인트라면 포인트가 될만한 부분... 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모두 비극적으로 끝났다.
지선우 김희애 가정의학과 전문의. 고산시 가정사랑병원의 부원장.
강릉출생. 교사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 무남독녀로 유복하게 자라다가 열일곱에 부모를 한꺼번에 잃었다. 세상에서 그녀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녀 자신뿐이었다. 외로움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주위에서 쏟아지는 동정 어린 관심이었다. 타인의 평판에 신경 쓰는 습관이 생긴 것은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양친을 모두 잃은 불행한 소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녀의 선택과 노력은 옳았다.
악착같이 공부해 서울에 있는 의대에 진학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남편의 고향인 고산에 정착해 명성을 얻었다. 정글 같은 세상 속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강인한 생존력을 길렀고, 성공하기 위해 타고난 지성을 날카롭게 가다듬었으며, 비난받지 않기 위해 남보다 높은 도덕률을 세워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그렇듯 가시를 세우고 사느라 다른 사람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위로를 값싼 동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종종 그녀를 독단적으로 보이게 했지만 스스로는 알지 못했다.
평온한 가정, 남편과의 변함없는 사랑,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지위와 명성. 모든 것이 순조로웠고 그녀의 행복은 누가 봐도 견고해 보였다. 적어도 자신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단지 머리카락 한 올뿐이었다. 남편의 머플러에 끼어있는, 분명 내 것이 아닌 머리카락 한 올. 별생각 없이 떼어버렸다면 아무 의미도 없을 한 올의 머리카락으로부터 그녀의 의심은 시작되었다. 사소한 기억 하나까지 되살아나는 신경과민, 남편 주위의 모든 여자들을 의심하는 강박,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불안이 점점 커진다. 급기야 스스로도 제정신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즈음 남편의 외도를 확인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사랑받는 아내도, 사랑받는 엄마도 아니었다는 것. 이웃들의 선망도 잘 포장된 껍질이었을 뿐 모두들 그녀를 은근히 조롱하며 기만하고 있었다는 것. 모든 것을 잃고 혼자 고립된 열일곱의 그 시절과 다를 바 없는 처지로 전락, 아니 어쩌면 더 최악의 상황. 눈앞에 지옥이 펼쳐졌다. 내 인생을 망가뜨리고 지옥 불에 던진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다.
복수를 위하여 뚜벅뚜벅 나아간다. 난 똑똑하고 현명한 여자다. 남편이 바람났다고 해서 정신이 나가서 울고불고 상대 여자 머리채 잡는 무식한 여자가 되고 싶지 않다. 최대한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싶었다. 내가 가진 것에서 남편만 도려내면 그만이다. 다짐을 할 때마다 결심이 무너진다. 기어이 감정의 밑바닥을 보고야 만다. 남편 태오가 그렇게 만든다.
당신, 정말 죽여 버리고 싶다.
이태오 박해준 영화감독. 엔터테인먼트 사업가.
인간적이다. 감정적이다. 그만큼 즉흥적이다. 항상, 현실 저 너머에 꿈을 품고 사는 남자. 해서, 늘 정서적 허기가 있는 남자. 그 모든 심정적 유약함이 로맨틱하게 작용해서 연애에 최적화된 남자.
조감독 생활 8년만에 장편영화 데뷔를 했으나 흥행에 실패한 전적이 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는 핑계로 결혼 후 이렇다 할만한 직업 없이 지내다가 선우의 원조로 작은 엔터테인먼트사를 차려 사장이란 직함을 얻었다.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각종 공연 및 이벤트를 수주받아 근근이 유지해 오는 중. 현재는 지자체의 문화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영화제작을 추진중이다. 천만감독을 꿈꾸면서 정작 시나리오 개발보다는 제작지원금 유치에 더 열을 올리는 모양새로 능력에 비해 야망이 크다는 세간의 평을 듣는다. 비교적 쉽게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온 것이 의사 아내인 지선우의 명성에 기반한다는 것을 애써 부정하며, 한류 콘텐츠를 개발해 고산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허세를 부리는 것은 어쩌면 잘난 부인을 두고 있는 열등감인지 모르겠다. 와이프 덕 보며 산다는 소리보다는 스스로 성공했다는 소리를 간절히 듣고 싶었다. 그렇다고 부인 지선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아내이자 모범적인 엄마라는 것을 인정한다.
직원들을 데리고 클럽으로 공연 뒤풀이를 하러 간 날 퍼포머로 참가했던 여다경을 만났다. 아내가 주는 안정감과는 차원이 다른 짜릿함이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로 봐주는 아름답고 어린 여자 앞에 서니 자신감이 넘쳤다. 뛰어들고 봤다. 죄책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 관계가 오래갈 거란 기대는 애초에 없었다. 잠깐의 쾌락으로 시작한 관계가 이렇게까지 깊어질 줄은 몰랐다. 어느새 아내 선우도 애인 다경도 태오의 인생에서 필요한 존재가 됐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였을지언정 행복했다. 인간이란 원래가 미성숙한 존재이지 않나?
결혼 이후에 찾아온 사랑이 이토록 잔인한 형벌을 받을 만큼 죄악인가? 아내가 이렇게까지 날 망가뜨리지 않았더라면 적당한 선에서 멈췄을 거다. 모든 건 아내가 자초한 일이다. 본때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새 여자를 찾아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는 아들인 자신마저 저버렸지만 아버지처럼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자신이 겪은 아픔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들을 포기하지 않겠다 결심한 것이 더 큰 불행을 자초할 줄은 몰랐다.
여다경 한소희 여병규의 딸. 필라테스 강사.
지역유지인 아버지 슬하 무남독녀 외동딸로 부족함 없이 누리며 자랐다. 아버지의 재력에다가 미인대회 출신인 어머니의 미모까지 물려받아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도도한 아가씨.
현대 무용 전공. 현재는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다. 무용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예쁜 옷이 좋아서 시작했으나, 철들고 보니 그저 어머니의 꿈을 대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국제콩쿠르에 입상을 하고, 유학을 다녀오고, 국립무용단에 명함이라도 내밀려면 뼈를 깎고 살을 찢어야 하건만 다경에겐 열정도 재능도 없었다. 4년제 대학 졸업장 하나 손에 쥔 걸 끝으로 시원스레 무용을 그만뒀다. 지금은 알바 삼아 선배가 운영하는 필라테스 센터에서 일하고 있지만, 딱히 삶의 목표도 꿈도 없는 인생.
뭐든 결심만 하면 아버지의 지원을 받아 사업체를 꾸릴 수 있으니 절박함과는 거리가 먼 청춘이라 하겠다. 세상의 치열함을 모르는 순진함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발현되면 어리석음이 되는 법. 또래 시시하고 유약한 남자들은 성에 안 차던 차에 노련함과 배려심, 스윗함까지 갖춘 유부남 태오에게 빠지고 말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업체를 운영하는 능력과 여자를 대하는 매끈한 매너가 그의 와이프 덕에 만들어진 것이란 걸 알지 못한 채. 그녀가 모르는 것이 또 있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인생은 뜻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덜컥 생겨버린 아이는 그녀의 인생행로를 바꿔버리고 말았다. 본 적도 없는 아이가 소중해졌다. 태오가 믿을 만한 남자인지 확신은 서지 않았지만 미혼모가 되긴 싫었다. 그런 의미에서 태오가 필요했고 사랑이라 믿었다. 허나 그 아들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끊어내지 못하는 전처와의 연결고리가 못내 짜증스럽다. 파탄 난 관계를 부여잡고 질척대는 지선우를 미쳤다고 생각했다. 같은 처지가 되고 난 후에야 지선우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고예림 박선영 전업주부.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 다정다감하고 인자한 품성. 서울의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온몸에 조신한 교양이 배어있다. 지선우처럼 손제혁과 결혼해서 타지인 고산 타운하우스에 정착했다. 남편끼리 동창이니 자연스레 지선우부부와 어울렸다. 음대 피아노 전공. 소일 삼아 동네 아이들 피아노 레슨을 해준다. 남편의 종용에 못 이겨 딩크를 결정했지만 아쉬움이 있다. 그런 탓인지 남달리 준영을 예뻐한다.
회계사인 제혁과 선을 봐서 결혼했다. 남편의 바람기를 일찌감치 알고 있다. 예림도 처음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남편의 스마트폰을 감시하고, 차에 GPS를 달아 위치를 추적해 미행을 하고, 도청장치로 상대 여자의 신분을 알아냈다. 하지만 증거를 수집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남편의 바람기는 원나잇 정도로 즐기다가 그만두길 반복하는 섹스 중독에 가까웠다. 끊임없이 새 여자를 찾는 남편을 보며 속앓이를 하던 예림은 어느새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저건 병이구나. 고작 그런 이유로 이혼녀가 될 순 없었다. 그 약점 하나만 지우면 그럭저럭 봐 줄 만한 남편이었다. 윤택한 경제상황, 평온한 시댁과의 관계, 남들 앞에 내세울 만한 전문직. 엄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이혼으로 집안에 먹칠하는 자식은 유산을 몰수하겠다고 애초에 못을 박았더랬다.
예림은 이혼 대신 거짓말로 세워진 궁전에 머물기로 했다. 남편이 앞집 지선우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치마만 둘렀다하면 돌아보는 위인이니 놀랄 것도 아니었으나, 남편이 가볍게 즐기고 마는 여자들과는 다른 수준의 지선우인게 거슬리긴 했다. 그래도 남편을 받아줄 지선우가 아니란 걸 믿었다. 믿는 만큼 예림은 선우를 좋아했다. 그녀가 곁을 좀 더 내주길 바라는 마음 한편, 모든 것이 완벽한 그녀를 향한 열등감도 솔직히 인정한다. 이웃들에게 부부애를 과시하는 그녀의 과감함도 부러운 게 사실이다. 남편이 원하는 게 바로 저런 거겠지.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남편을 향한 감정은 차게 식는다.
태오의 외도사실을 알았지만, 선우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모른 채 지나가는 게 그녀를 위해 좋은 일이라 판단했다.
손제혁 김영민 회계사.
이태오와 중, 고등학교 동창사이. 회계사가 되고 서울에서 쭉 생활하다가, 전원생활이 그립단 핑계로 고향으로 돌아온 지 4년이 채 안 되었다. 기실 주거만 고향인 고산으로 옮겼을 뿐 사무실은 서울에 두고 출퇴근. 업무 특성상 귀가가 늦는 걸 핑계로 수시로 외도를 즐긴다.
즉흥적인 태오에 비해 꼼꼼하고 사리 분별이 바른편. 학창시절 내내 별 볼 일 없었던 태오가 잘난 의사 와이프 덕에 자신과 같은 부류로 어울리는 게 솔직히 같잖다. 실용적인 이유를 내세워 딩크를 고집하지만, 속내는 쾌락을 추구해서다. 고요하고 조신한 아내를 사랑하지만 지루하다. 짜릿하고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니는 제혁에게 태오의 아내 지선우 만큼 매력적인 여자는 없다. 태오의 아내로만 남기엔 아까운 여자다.
피가 뜨거운 그녀와의 밀회를 상상하던 차에 지선우의 은밀한 제안을 받고는 이태오의 회계정보를 넘겨주게 된다. 하지만 아내가 모든 걸 알고 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아내의 용서는 고마운 일이었지만 그녀가 마지막 인내심을 짜내고 있다는 것까진 헤아리지 못했다.
설명숙 채국희 가정사랑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
고산 토박이로 이태오, 손제혁과 동창 사이. 어려서부터 야무지고 똘똘해서 동네에서 신동소리 곧잘 듣고 자랐다. 의대에 들어갔을 땐 고산 시내 사거리에 입학축하 현수막도 걸렸더랬다. 로맨틱한 연애와 결혼을 꿈꾸지만 안타깝게도 남자와 깊은 관계까진 가본적 없는 골드미스다. 활달하고 사교성이 강해 대인관계 좋은 편이지만 계산 확실한 성격으로 스스로 손해 볼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따뜻한 감성보다는 차가운 이성이 앞서는 다소 이기적인 면모를 매끄러운 처세력으로 잘 포장하고 있는 셈이다.
솔직히 처음엔 지선우를 한 자락 깔고 봤었다. 반반한 인물 빼곤 볼 것 하나 없는 가벼운 이태오의 아내라니 수준 뻔한 것 아니겠는가 했다. 허나‘개발에 편자’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가까이 지내보니 의외로 선우는 꽤 괜찮은 여자였다. 프로페셔널한 직업정신에 따뜻한 감성으로 환자를 대하니 병원에서 인기가 날로 높아졌다. 결국, 지역 토박이인 자신을 제치고 부원장 자리를 꿰차니 샘이 났던 게 사실이다. 마치 주인공 자릴 빼앗긴 여배우의 심정이랄까.
그래도 과부사정 홀아비가 안다고 동일한 직업, 같은 직장, 동년배의 여자로서 공통점이 많은 지선우와 속을 털어놓으며 단짝처럼 지낸다. 가까운 만큼, 완벽해 보이는 지선우의 허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피가 뜨겁다는 거. 외부의 시선에 민감하다는 거.
우연한 기회로 태오의 외도를 알게 된 건 지극히 개인주의자인 그녀로선 성가신 일이었다. 모른 척하고 있기가 지선우에게 미안하긴 하나, 남의 부부 일에 휘말리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태오에게 빨리 관계를 정리하라고 충고하는 것이 명숙이 할 수 있는 최선.
선우가 태오의 외도로 폭주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너처럼 잘난 여자가 왜? 아쉬울 것 없잖아? 지선우가 이혼결정을 번복하는 것도 아들 준영을 위해 노력해보겠다는 것도 명숙의 눈엔 어처구니가 없다. 동시에 선우의 위기가 자신에겐 기회가 된다는 것을 놓칠 리 없다. 그녀가 흔들리면 부원장 자리는 내 차지가 된다 생각한다.
여병규 이경영 사업가.
대대로 이어져 온 지역유지. 타고난 부(富)가 주는 호탕한 기세.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는 가차 없이 쳐내는 단호함. 적어도 고산지역에서만큼은 그의 뜻을 거스르는 간 큰 자가 없다. 그가 가진 재력에 걸맞게 지역의 관료들과 정치인들까지 두루 인맥이 닿아 있다.
엄효정 김선경 전업주부, 여병규의 아내.
미인대회 출신으로 지역유지의 아들이던 여병규와 어린나이에 결혼했다. 타고난 교태와 친화력으로 주위에 사람들을 끌어모아 주목받길 좋아한다.
과거의 명성에 걸맞게 나이에 비해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지만, 기실 각종 시술로 남몰래 만져온 결과물이다. 외모에 전념하는 그녀에게 늙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인생의 고비. 최근 갱년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지선우와 친분을 쌓았다.
이준영 전진서 지선우와 이태오의 아들. 학생.
여린 감성을 가진 다정다감한 아들이었다. 일로 바쁜 엄마는 다소 엄했고, 보다 여유로웠던 아빠와 좀 더 친밀하다. 준영의 눈에도 엄마는 멋진 사람인데 비해 아빠 태오는 다소 빈틈이 많고 허술하다. 집안의 무게추가 어디로 기울어져 있는지 어린 눈에도 뻔히 보인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아빠에게 좀 더 연민을 가졌다. 튈 것 없는 평범한 아이였다. 부모의 불화를 겪기 전까지는.
불행히도 부모의 이혼과 그의 사춘기가 맞물려버렸다. 온 동네가 떠들썩하도록 알려진 아버지의 외도와 폭력은 상처였다. 가족을 배신한 아빠 대신 엄마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괜찮은 척했지만 내면의 한구석은 부러져버렸다. 혼란을 혼자 감당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 엄마는 여전히 불안정했고, 아빠는 멀리 있었다. 세상에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자신을 두고 다투는 부모의 모습에서 발견한 것은 자식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 증오에 찬 악다구니였다.
민현서 심은우 바텐더.
지선우의 환자. 복잡다단한 과거를 숨긴 채 바에서 일하는 중이다. 동거중인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한다.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으러 갔다가 지선우에게 남자친구 문제를 들키고, 처방전을 받는 대신 이태오 감시와 미행을 제안받는다.
박인규 이학주 공시생, 실은 백수.
민현서와 동거중인 연인사이. 명목상 공무원시험 준비중이지만 인터넷 도박에 빠져 여러 차례 낙방한 후, 부모로부터 경제지원마저 끊기면서 성정은 갈수록 거칠어졌다. 바텐더로 일하는 현서의 귀가가 늦을 때마다 남자가 생긴 게 아니냔 핑계로 폭력이 시작되었다. 집착과 의존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인물. 힘든 일은 하기 싫고, 불투명한 미래는 불안하던 차에, 지선우라는 먹기 좋은 미끼가 떨어지자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그 외의 인물들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
2020년 3월 27일 기준 역대 JTBC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다가 6회에서 기어코 20%를 코앞에 두게 되었다. 수도권 시청률은 6화만에 20%을 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8화만에 전국 시청률 20%를 넘었다. 이는 비지상파 드라마 기준 3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다. 12화에서 비(非)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동시에 JTBC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리고 15화, 16화에서 연이어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후속작 우아한 친구들 부터는 부진이 이어졌다.
7, 8회부터 SBS에서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은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방영을 시작했으나, 시간대가 거의 겹치지 않는데다 시청률과 평가가 상당히 좋지 않은지라 이 드라마의 시청률에 사실상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마지막회 수도권 시청률은 마의 30%를 넘었다.
포스트 선정 2020년 베스트 한국 드라마
스토리상 원작의 시즌 1에 해당하는 6화까지는 몇몇 차이점을 제외하면 원작의 핵심적인 스토리를 그대로 옮겼으나, 시즌 2에 해당하는 7화부터 원작과 전개가 많이 달라진 것과 더불어 전개가 다소 루즈해진 점 때문에 조금씩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특히 민현서와 박인규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뜬금없이 살인사건 범인 찾기에 들어선 10~12화에서 호불호의 절정을 보여주다가 12화 중반부터 다시 원작과 비슷한 전개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저 두 캐릭터는 결국 시간 때우기용이였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12화 엔딩 씬을 통해 이때까지의 스토리는 지선우와 이태오의 감정선을 이끌어 내기 위한 사건임이 드러나긴 했다.
BGM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과 달리 OST 쪽은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허각이 부른 '눈물로 너를 떠나보낸다'는 그중에서도 역대급으로 혹평을 받고 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드라마의 분위기와 완전히 동떨어진 노래라는 평가가 많다. 백지영의 '사랑했던 날들' 역시 허각보다는 좀 덜하지만 드라마에 안 어울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 OST들이 드라마가 끝난 직후 차회 예고에 삽입되었다는 점에서 한껏 고조된 드라마의 분위기를 다 깨버린다는 혹평이 많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라리 차회 예고에 OST 대신 BGM을 삽입하는 게 훨씬 낫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드라마가 끝을 달릴수록 드라마가 극 중 지역명인 고산으로 간다는 댓글이 자주 보인다. 지선우가 고산을 떠날 것 같은 장면이 나와도 끝까지 고산을 떠나지 않는 것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답답해하였다.
13화부터 스토리 전개에서 개연성이 부족하고 최종회에서 이전까지의 긴장된 분위기와 대조되는 상당히 허무한 결말을 보이며 결말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다. 최종회 방영 당시에는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다. 결말 자체는 원작과 유사하지만, 원작은 힌트를 줌으로써 해석의 범위를 줄이고 다음 시즌의 여지를 남겨 호평을 받은 반면, 리메이크작에서는 원작을 어설프게 따라한 것 같다는 비판도 보였다.
최종회 방영 당시에는 결말이 불호인 의견이 우세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말이 많은 곳에서 재평가되면서 최종회의 결말이 깔끔하고 이혼의 현실을 잘 반영하였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게 되었다. 원작의 내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결말을 새롭게 재해석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사이다 엔딩이 아니였기에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주인공들의 결말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냈기에 설득력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와 별개로 결말에 대해 호평하는 입장이건 비판하는 입장이건 부부의 세계와 자주 비교되던 같은 방송사의 드라마인 미스티나 SKY 캐슬의 결말보다는 훨씬 낫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처음부터 부부의 세계는 기존의 한국 드라마와는 다름을 표방하였기에 결말도 부부의 세계식으로 끝낸 것이라는 의견이 등장했다.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는 권선징악이나 주인공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과는 달리 허무한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공식을 깼다. 그리고 드라마의 시작과 끝이 대비를 이루며 모두가 비극적인 결말로 끝맺으면서 기존에 예상했던 결말이 아니라 루즈하지 않게 끝냈으며 오히려 이게 정말 사이다 결말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세련되게 잘 다듬은 고품격 막장 드라마로 평가한다. 리메이크작으로서 원작을 충분히 잘 구현해냈으며, 한국 정서와 잘 안 맞는 내용은 로컬라이징을 적용해 비교적 잘 풀어내었다. 특히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구현해낸 연출 방면에 극찬이 이어졌다. 원작에 없었던 한국판의 오리지널 요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지만 전반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무난히 삽입하였다는 평이다. 또한 이전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빠릿빠릿한 전개와 사이다와 고구마를 번갈아가며 주면서 펜트하우스 시리즈와 더불어 욕하면서도 보는 막장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평가받는다.
논란
8회에서 괴한이 지선우를 폭행하는 장면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폭행장면이 괴한의 '1인칭 시점'에서 마치 VR겜임을 하듯이 전개되면서 보기 불편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7회부터 19세 시청가에서 15세 시청가로 변경된 후라 더욱 논란이 커졌다. 이 여파로 9화부터의 회차를 다시 19세 시청가로 전환하기로 결정되었다. 결국, 7~8화 VOD도 19세 시청가로 전환 되었다. ‘차해강’ 역의 배우 정준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술, 담배를 하는 사진, 전자담배를 판다는 게시물을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올리는가 하면, 과거 SNS에서 패드립을 시전하는 등 법률적으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음이 알려지게 되면서 종영을 1주 앞둔 드라마 입장에서는 곤란하게 되었다. 이에 소속사 측에서 사과하며 공식입장을 냈다.
정준원에 이어 이준영 역의 전진서 역시 과거 SNS에 올린 게시물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손가락 욕 그림을 페이스북에 올린 후 친구들과 각종 욕설이 섞인 댓글을 주고받은 것. 기자는 이 일이 무지한 중학교 2학년의 일반적인 일상이라 볼 수 있지만 준 공인인 연예인으로서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알렉스 퍼거슨의 트인낭 발언을 소환했다. 이 역시 소속사 측에서 사과하며 공식 입장을 냈다.
여담
김희애는 밀외 이후 6년 만에 JTBC 드라마에 출연하며, 끝에서 두번째 사랑 이후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또한 아내의 자격, 밀회에 이어 3연속 불륜 소재 JTBC 드라마에 출연하였고, 모두 호성적을 거두었다.
고산이라는 지명 자체는 고양시의 고와 일산신도시의 산을 따온 거라는 추측이 많다. 실제로 북한 강원도에 고산군이 실제로 있기는 하다. 한자로도 같은 高山이고 이와 비슷한 경우가 영화 짝패의 배경도시 "온성"은 북한에 함경북도에 있는 도시명 온성군과도 같다.
1~6회가 심의결과 19세 이상 시청가로 판정되었다. 이후의 회차의 시청 등급도 미정인지라 19세 이상 시청가인 회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모완일 PD의 전작인 미스티도 1~3회가 19세 이상 시청가였지만, 이후 회차는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된 바 있다. 하지만 원작인 닥터 포스터의 수위가 워낙 높은 관계로 19세 이상 시청가로 이후 회차의 시청등급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6화의 경우 한국 드라마 치고는 수위가 매우 높다 보니 '부부의 섹계'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물론 오타인 경우도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 7~8회는 15세 이용가로 방영했지만 8회에서의 폭행 장면이 큰 논란이 된 탓에 7~8화(VOD에 한해 소급 적용)와 9화 이후의 회차도 모두 19세 이용가가 되었다.
김희애의 끝에서 두번째 사랑 이후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다가 대성공을 거둔 이태원 클라쓰 후속작인지라 JTBC에서도 엄청나게 밀어주고 있는데, 1회는 무려 10시 50분부터 12시 40분까지 1시간 50분 편성이 되었고, 2회는 1시간 40분 편성이 되었다.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이혼 과정에 대한 법률적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주로 애청자인 변호사들을 통해서다. 대표적으로 가사법 전문 양소영 변호사는 "김희애는 당장 변호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불을 뿜었다. 이미 증거가 충분한데도 변호사가 잘못된 조언을 해서 김희애가 실점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실제로 이혼 변호사들은 증거가 없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정황증거를 인정받는 것을 본업으로 삼고 있다.
본방송은 19세 시청가이지만,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 등의 재방송을 위해 15세 시청가 버전이 별도로 제작된다. 왓챠플레이에서는 무삭제판 19세 버전으로 볼 수 있고, 티빙에서 15세 시청가, 19세 시청가 두 버전을 모두 서비스한다. 실질적으로는 베드신 분량의 차이만 있다고 한다.
팬덤에선 쀼(부부)의 세계로 부르기도 하며 주로 SKY 캐슬과 엮인다. 만약 SKY 캐슬에서 나온 아이들이 선우의 자식이었다면 불륜관계인 태오와 다경은 아이들이 무서워 밖에 나돌아다니지도 못할 것이고 준영이가 아빠 편을 드는 순간 형과 누나 그리고 동생들이 엄청 갈궈서 기도 못 펼 것이라는 농담도 나돌아 다닐 정도. 그 외에도 노승혜 등 다른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여다경을 엿먹이거나 이수임이 옆집에 이사와 준영이에게 "준영아 너네 집 얘기를 소설로 쓰고 싶어." 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의 개그도 자주 보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본작의 주인공인 김희애가 반대로 불륜녀로 나왔던 내 남자의 여자와도 엮고 있는데 "지선우 예전에는 불륜녀였음?", "지선우 여다경 시절이다.", "선우언니 내로남불", "이제보니 본인 업보였네."라며 배우개그가 여럿 나오고 있다. 또 드라마가 답답하게 전개되면서 몇몇 네티즌들은 내 남자의 여자에서 당시 불륜녀 역할이였던 김희애의 담당 일진이였던 하유미에게 제발 여기와서 "선우 좀 도와줘라." "이태오 여다경도 참교육 해줘라." 라는 댓글도 보이고 있다.
여다경 역할을 맡은 배우 한소희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내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남편이라는 드라마 설정이 인도네시아의 사회 현실과 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주연인 한소희의 인스타그램에 드라마를 보고 분노한 인도네시아인들이 '네 업보를 기억하라'는 취지의 댓글을 남기고, 다른 인도네시아인들이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고(...)
일본에도 방송될 예정으로 보이는데 특히 19금 정극이라는 점때문에 화제를 모왔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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