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놈될 1-2] 과연 매번 성공의 신화를 쓴 신원호PD 연출의 특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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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의 연출의 특징은 무엇인가?

 

기존 드라마와 다른 문법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서사작품에서는 인물의 감정과 인물간의 갈등을 작을 이끌어가는 주된 동기로 삼는다. 따라서 인물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일부 개연성을 포기하거나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인 핍진성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원호가 연출한 드라마에서는 반대로 현실을 정확하게 재현하기 위해서 인물간의 갈등을 포기하거나 생략한다. 그래서 극중에서 표현되는 '현실'은 모든 골치썩는 다툼과 경쟁이 배제된 맡은 바 임무에만 지극히 충실한 일상이다.

 

따라서 신원호 연출작에서의 등장 캐릭터들은 '착하다'. 이것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텔레토비 동산에서 텔레토비 동산을 이루는 배경적 요소인 꽃과 토끼, 텔레토비가 사는 집과 침대 등이 더할나위 없이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지만, 텔레토비는 그 안에서 해맑고 즐거울 뿐인 것과 같다. 따라서 각 캐릭터는 마을 주민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주된 모습이다.

 

이처럼 인물 간 갈등이 거의 없으며 시대배경에 따라 필연적으로 나올 법한 정치사회적 요소조차 최대한 배제하거나 간략하게 다루기 때문에 신원호식표 드라마를 깊이가 없는 “표백된 세계”라고 비판하는 시청자/문화평론가들도 있다. 물론 예술 작품이 반드시 비판적으로 세상을 그려낼 당위는 없지만, 이런 작품세계 때문에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꽤 있다. 반면 그러한 스타일의 드라마를 만들기 때문에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처음 응답하라 1997이 흥행했을 때 업계에서는 기존 문법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새로운 스타일로 대박을 친 신원호를 천재라고 했을 정도. 어떤 상황을 보여 준 후 플래시백을 사용하여 사실은 이랬다 식의 극전개상의 반전을 주는 연출을 자주 이용한다. 미장센도 굉장히 특이하게 잡는다.

 

 

신원호 PD가 연출한 드라마에서는 매우 높은 확률로 공통적인 클리셰가 등장한다.

 

천재 혹은 고학력의 주인공 

응답하라 1997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사법고시 전국 수석 출신 판사 윤윤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 의사 강준희, 대학입학 학력고사 전국 수석 및 아이러브스쿨 개발자이자 최연소 대통령 후보 윤태웅, 심지어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 성시원 역시 동국대학교에 문학 특기생으로 진학했다.

응답하라 1994은 신촌하숙에서 생활하는 주인공이 모두 연세대학교 94학번 동기들이다. 극중 쓰레기와 빙그레는 의학과, 성나정-해태-삼천포-조윤진은 컴퓨터공학과 재학생이며 야구부 소속인 칠봉이는 사회체육학과 재학생이다.

응답하라 1988은 천재 바둑기사 최택, 학력고사 전국 40등으로 서울대 수학교육과 재학 중 사법고시 패스하는 성보라, 연세대 의대 성선우, 공군사관학교 김정환(응답하라 1988), 7수생 김정봉(응답하라 1988) 역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한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천재 야구선수 김제혁, 한의대생 지호, 서울대 약대 출신 유한양, 육군사관학교 출신 유정우, 카이스트 강철두가 등장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시즌2은 의사고시 전국 수석 이익준 외에도 주인공 5인방 모두 서울대 의대 99학번 동기들이다.

 

야구 관련 소재의 등장

응답하라 1997은 성동일이 부산갈매기의 코치로 1994는 성동일이 서울 쌍둥이의 코치이고 칠봉이는 연세대학교 야구부를 거쳐 훗날 메이저리거가 되는 야구선수로, 1988은 14화에서 성선우가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때 박철순의 사인볼이 등장하고 15화에서 성선우와 최무성이 캐치볼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주인공 김제혁이 넥센 히어로즈 소속 야구선수이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시즌2은 등장인물 다수의 이름이 실존하는 야구선수의 이름이다. 시즌1에서 이익준은 고향팀 NC 다이노스의 팬, 봉광현은 SK 와이번스의 팬으로 등장하고 이들이 승패 내기를 한다.

 

게이 캐릭터 

응답하라 1997에서는 강준희가 윤윤제를 짝사랑하고, 1994는 초반에 빙그레가 쓰레기를 동경한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유한양과 송지원이 연인사이로 나온다. 

 

그 밖의 성동일이 모든 작품에 출연했고, 군인, 의사 혹은 병원이 등장한다.  또한 드라마 삽입곡에는 새로 만든 노래를 거의 쓰지 않고 발매된 곡을 그대로 삽입하거나 리메이크해서 사용한다. 

 

 

드라마 삽입곡의 특징신원호 PD가 연출한 드라마의 팬들은 '배운변태'라고 부른다.

 

그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에 집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최택이 등장하거나 덕선이가 택이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는 모든 시계를 4시 33분으로 맞추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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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소한 소품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책장의 책같은 것도 직접 제작하는 경우도 있고 책상의 장식품 같은 것으로도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암시한다. 예를들어 응답하라 1994에서 김재준이 읽고 있는 만화책의 상황이 다음 장면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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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인공 최택의 모델인 이창호 9단의 실제 대국 장면과 배치를 똑같이 했다.

 

 

신원호 PD는 엄청 세세하게 디렉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응답하라 1994에서 김성균이 도희와 키스신을 찍을때 김성균을 살짝 불러서 혀 쓰면 죽여버린다고 했다고 한다.배우들의 표정, 눈빛, 걸음걸이, 이동할 위치까지 디렉팅을 하는데, 응답하라 1988 메이킹 영상을 보면 혜리에게 조금 더 사뿐사뿐 걸으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화면에 잡히는 모든게 디렉팅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인들에게는 직접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 tvN 제공

 

응답하라 1988에 출연했던 류혜영은 키스신 장면까지, 신원호PD가 남자 스태프와 상세히 시뮬레이션을 보여줘서 그대로 따라만 하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장면을 그렇게 찍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은 장면은 배우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이 생각한 느낌과 맞지 않을 때, 느낌적인 부분만 세세하게 전달하는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이렇듯 역시 '될놈될'들은 거저 되는게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만큼 노력한 댓가의 성과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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