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OTT 오리지널

NETFLIX [더 글로리 파트1] _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

쌈장에빠진돼지 2023. 3. 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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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시 : 파트 1 2022년 12월 30일(8부작) / 파트 2 2023년 3월 10일(공개 예정)(8부작)

촬영기간 : 2022.01. ~ 2022.08.12.

연출 : 안길호

극본 : 김은숙

제작 : 스튜디오드레곤, 화앤담픽쳐스

출연 :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외

 


학교폭력은 자주 등장하는 화두이고
피해자분들의 글들을 읽어보면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말, 그리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는 아무 잘못이 없어?'라는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 나는 아무 잘못이 없어', '네, 아무 잘못 없습니다'를
사명처럼 이해시켜야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_작가 김은숙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문동은 [안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했으므로 모진 학교 폭력을 당한 동은.
웃음을 잃었고 영혼은 가루처럼 부서졌다.
죽기 좋은 날씨여서 죽으러 갔었다.
그날 동은을 살린 건 어쩌면 안개였다.
짙은 농무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축축한 옷 속에서 팔과 다리의 흉들이 가려웠다.
날을 잘못 골랐다고 울다가 그런 스스로가 너무 불쌍해서, 외려 웃고 말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왜 나만 죽어야 하지?
용서는 없다.
그 누구도 천국에 들지 못하겠지만.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주여정 [난동(煖冬)]

온실 속의 화초란 말은 아마도 여정을 두고 만든 말일지도 모른다.
싱그럽게 웃고 때때로 하늘거리며 달콤한 향기를 가졌다.
평생이 난동(煖冬)이라 밖이 그리 추운지 몰랐던 여정은
악몽 같은 사건을 겪고 난 후 지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있었다.
그리고
동은의 팔과 다리의 흉을 보고 여정은 결심한다.
동은의 왕자님이 아닌 칼춤을 추는 망나니가 되기로.
그래서 손에 든 메스를 조금 다르게 써 보기로 한다.
원래의 계절에 맞게 이제부터 아주 차가워질 작정이다.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박연진 [백야]

태어나 보니 세상은 이미 연진의 편이었다.
하물며 끔찍한 학교폭력을 저지르고도 부모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 덕에
잘못에 대해 반성하려는 그 어떤 노력조차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연진은 일생이 백야였다.
하지만 연진은 알지 못했다.
백야가 있는 동안 그 반대의 반구에서는
극야(極夜)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걸.
극야(極夜)의 시간을 견딘 동은이
연진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는 중이란 걸.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강현남 [너울]

처음엔 내 잘못인 줄 알았다. 사람들도 그렇다고 했다.
참으면 되는 줄 알았다.
버티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현남은 결심했다.
너울이 무서운 이유는
예측이 어렵고 파고가 낮아지는 물결이라
잔물결도 없이 잠잠하다 일순간에 모든 걸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어쩐지 문동은이란 저 여자가 그 방법이 될 것 같다.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전재준[갑]

가는 곳마다 눈에 띄고, 눈에 띄는 모든 순간 ‘갑’으로 살고 있는 재준.
술 아니면 여자, 여자 아니면 도박, 도박 아니면 폭행으로
변호사와 만나는 시간이 더 많지만
그렇게 살아도 부는 매일매일 쌓여간다.
그런 재준이 미치도록 가지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것이 동은이 계획한 덫이라는 것을 알지만 멈추기에는 이미 늦어 버렸다.

 

@ 넷플릭스 NETFLIX 제공

하도영 [바둑판]

도영에게 삶은 바둑판처럼 선명했다.
아군과 적군. 내 식구와 남의 식구. 예스 아니면 노.
흐릿한 것이 끼어들 수 없는 흑과 백의 세상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안개처럼 흐릿한 한 여자가 자꾸만 궁금해지더니,
급기야 태양을 따라 도는 해바라기처럼 그 여자를 쫓고 있었다.
도영은 안다.
인생에서도 대국에서도, 백보단 흑이 유리하단 걸.
평생 흑만 잡아 왔었는데 지금 도영은 백을 잡고 있다.

 

 

흥행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2022년 12월 30일에 파트 1이 공개되었고, 2023년 3월 10일에 파트 2가 공개 예정인 드라마이다.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 다수의 아시아권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전세계 순위에서 주간 3위를 찍은 2023년 2월 현재 넷플릭스 최대 흥행작이며, 2018년부터 이어지는 메가히트 복수극 계보를 6년째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개 하루 뒤인 12월 31일, 전세계 순위 9위로 진입했다.


공개 3일 만인 2023년 1월 1일 기준 넷플릭스 전세계 5위,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1위, 홍콩, 일본, 몰디브, 오만, 아랍에미리트 2위, 바레인, 방글라데시, 쿠웨이트, 스리랑카 4위, 미국 6위를 차지했다.


공개 5일차인 1월 4일 기준 2,54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전세계 6위, 비영어권 부문 3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1위, 바레인, 일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2위, 쿠웨이트, 몰디브, 오만 3위, 브라질, 캐나다, 모로코, 뉴질랜드, 나이지리아, 스리랑카 5위, 프랑스, 인도, 요르단, 멕시코, 파키스탄, 페루, 미국 6위, 온두라스, 니카라과, 폴란드, 살바도르 7위, 바하마, 벨기에, 볼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이집트, 그리스, 헝가리, 자메이카, 케냐, 모리셔스, 루마니아, 터키 8위, 독일, 칠레, 과테말라, 파라과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트리니다드 토바고 9위, 콜롬비아, 키프로스, 체코, 룩셈부르크, 파나마, 슬로바키아, 스위스 10위를 차지하며 58개국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1월 5일 기준 넷플릭스 전세계 6위는 유지하고 바하마, 벨기에,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키프로스, 체코, 이집트, 독일, 헝가리, 인도, 자메이카, 룩셈부르크, 몰디브, 모리셔스, 멕시코, 오만, 파키스탄,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리랑카, 스위스,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순위가 상승했고, 쿠웨이트 2위, 일본 3위, 방글라데시 4위, 요르단 6위, 이탈리아 8위,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10위로 7개국에서 TV프로그램 top 10에 새롭게 진입하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1월 6일 넷플릭스 전세계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1월 11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부문 주간 1위를 차지했다. 누적 시청시간은 무려 8248만 시간이다. 이로서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흥행작 반열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전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OTT 시리즈물로선 완전한 흥행작으로 보기 힘든 점이 있는데, 위에 언급된 공개 3일차와 5일차를 제외하고는 미국 내에서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내 순위에 오른 건 공개 5일차 6위가 끝이었으며 이후 현재까지도 미국 시청자 TOP 10 목록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영국, 호주, 캐나다와 같은 영미권에서도 모두 동일하며 독일,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순위권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초반 출시 효과를 제외하면 소재, 이야기, 등장인물 등이 북미 시청자들을 비롯한 서구 주류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순위권을 유지하는 국가들의 공통점은 송중기와 송혜교가 함께 나왔던 태양의 후예가 수출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일본,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권 같은 국가라는 점이다. 이는 소위 태양의 후예발이라 부르는 것이 없던 북미 지역을 비롯한 서구 주류국가들에서는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의 이름값이 통하지 않기에 흥행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전세계 OTT 시장에 이제 첫 도전장을 낸 만큼 앞으로 김은숙 작가가 넘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영향력

더 글로리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전세계 연예인/유명인들의 과거 학교폭력 전력이 피해자들을 통해 폭로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태국에서는 더 글로리를 통해서 학교폭력이 공론화되며 학교폭력이 사회적 화제로 떠올라, 인터넷에서 The Glory Thai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이 학폭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태국판 '학폭 미투'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본인이 당한 학폭 당시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거나 심지어 한 폭로에서는 유명 배우인 옴 파왓(23)이 중학생 시절 자폐 학생을 괴롭혔다는 것이 드러나 배우가 이를 공식 인정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하나의 드라마를 통해서 일어나자 태국 네티즌들은 '과거에는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넘어갈 수 없다.', '태국에 Thai the glory가 정말 많아서 놀랐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큰 상처를 입었는지 알게 됐다.', 'K드라마로 드디어 학교폭력에 대한 큰 논의가 촉발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초, 학교폭력 관련 문제에는 반드시 '더 글로리'가 언급됐으며 학교폭력 관련 인물에게 더 글로리를 언급하는 게 일종의 학폭 비판 밈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작품 내용과 너무나 흡사한 실제 사건인 청주 고데기 사건이 다시 재조명되었고 유튜버 곽튜브가 유퀴즈에 나와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슬픈 과거를 밝히자 더 글로리와 엮여 화제가 됐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관심과 동시에 학교폭력 전과가 있는 유명인들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학폭 미투사건 당시 학교폭력 논란이 있던 배우 김동희는 2023년 1월에 새해 글을 올리고 이후 새로 찍은 화보를 올리며 은근슬쩍 복귀에 시동을 걸었으나 해당 드라마가 엄청나게 화제가 된 이후에는 잠잠해졌다. 또한 유튜버 하늘은 더 글로리를 언급하는 DM을 전부 차단하고 있으며, 당연히 반응은 매우 좋지 않다. 이 외에도 Stray Kids의 멤버 현진의 학폭 논란 또한 재조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안우진, 정순신, 황영웅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고데기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본 작품을 계기로 용기를 가지고 티비 프로 진격의 언니들에 직접 나와 사연을 좀더 자세히 털어놓았다. 가해자들이 방송을 볼 거라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한다. 91년생 청주 중앙여중 출신인 가해자들은 현재 자선 단체 후원이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 글로리가 흥행한 이후 더 글로리보다 약 9개월 전에 공개된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돼지의 왕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더 글로리와 돼지의 왕 모두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주인공이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복수를 하는 방식인데, 더 글로리의 주인공 문동은은 언론이나 SNS, 주변인을 향한 폭로 등을 통해 가해자들이 떳떳하게 살아갈 수 없도록 정신적으로 복수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돼지의 왕의 주인공 황경민은 연쇄살인마로 흑화하여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가해자들을 살해하는 화끈한 복수를 해서 더 글로리보다 훨씬 수위가 높다.

정순신 아들 학교폭력 가해 사건으로 또 재조명을 받았으며 정순신 아들 사태는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호평

김은숙 작가의 작품답게 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주인공인 문동은의 아픔에 집중하고 가해자들에게 변명의 여지조차 주지 않겠다는 직선적인 흐름으로 충격적인 이야기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며 화제성과 재미 두 가지 모두를 잡는 노련함이 엿보인다. 언어유희를 이용한다거나, 참신한 비유를 사용하는 등 인물의 특징과 심리를 표현하는 대사만큼은 이제 극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유의 대사발로 인해 호불호가 극심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어느 정도 조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작들이 대사나 감정선이 과잉되어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최대한 인물의 감정선에 맞춰 대사가 나오는 편. 상당히 괜찮으면서 전혀 오그라들지 않는 명대사들이 심심찮게 보이는가 하면, 작중 문동은의 말빨은 작위적이지 않게 통쾌하기까지 하다. 물론 맥락에 안 맞는 듯한 대사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부분을 빼면 아예 몰입을 방해할 정도의 대사들은 많지 않다.

글발로는 업계 톱을 달리는 작가답게 이번에도 쉴새 없이 몰아붙이는 전개가 일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 앉은 자리에서 쉴새없이 8화를 연속해서 봤다는 인증글과 댓글들이 커뮤니티마다 올라올 정도로 낭비되거나 쉬어가는 회차가 없다. # 오히려 파트를 나눠서 공개하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하는 의견들도 많을 정도로 장르물 측면에서 호응을 얻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극찬을 받는 이유는 바로 김은숙의 변신이기 때문이다. 그간 멜로 위주의 작품들을 집필해 온 작가의 성향 상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요소가 없는건 아니지만, '복수'라는 소재에 완벽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극의 전개와 상황 설명도 매우 치밀하게 조직되어 있다. 작가 스스로 '우리나라에서 편지를 제일 잘 쓴다고 자부한다.'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독백, 나레이션이 세련되게 구성되어 있다. 예고편에 쓴 대사들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출중하다. 다른 건 다 비판해도 배우들의 연기력은 하나같이 칭찬 일색. 재밌게도 본 작품에서 기존에 맡아오던 역할의 이미지를 박살내고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 수혜자들이 많다. 선한 역을 맡아오던 송혜교와 임지연은 각자 독기 품은 주인공과 악랄한 악역을, 모범생 역할을 소화했던 신예은 메인 악역 박연진의 학창 시절 일진 모습을, 메이퀸 - 기황후 - 기생충 등 금수저 아가씨 역을 자주 맡았던 정지소는 흙수저에다 비참한 폭력의 피해자 역을, 이전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모성애 넘치는 탈북민으로 나왔던 김히어라 역시 정반대의 쓰레기 캐릭터를 맡았는데도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주인공 역의 송혜교는 나약한 범죄의 피해자로 남는 것을 거부하고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시종일관 무덤덤하지만 내면은 분노로 가득 찬 문동은 역을 잘 소화했다. 특히 소름 돋을 정도로 차갑지만, 그 안에 뜨거운 적의를 감춘 발성 연기는 멜로에 치중했던 지난 작품 속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그간 드라마 히트작이 많았으나 원톱 주연으로서의 호평 보다는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 그 시너지로 사랑을 받았다면 이번 작품은 멜로의 비중이 높지 않을뿐더러 혼자 우뚝 서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우직함에 호평을 받고 있다. 송혜교의 연기 인생에서 가히 최고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

정지소는 송혜교의 아역으로 출연하고 그 분량 역시 다소 적으나, 공포에 질린 연기 및 복수의 감정을 가히 압도적이고 폭발적으로 연기해내고 있다는 평이 다수다. 자살을 결심한 옥상 위에서 복수를 다짐하고, 눈밭에 구르며 자신의 상처를 닦아내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악역인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은 이제껏 수동적이고 선한 역할만 맡았지만, 이 작품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풍성한 표정으로 탁월한 교본 같은 연기를 하면서도, 분노로 일그러진 모습이나 고함을 지를 때의 강렬함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만의 색다른 인상을 주기까지 한다. 게다가 이전에는 연기력 논란이 심했던 배우이니만큼 도대체 왜 지금껏 이런 역할을 맡지 않았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작에서 단언 최고의 연기라는 평가다. 오히려 예전 작품들의 연기가 재평가 될 정도.

더불어서 박연진의 아역을 연기한 신예은의 연기 또한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아름다운 외모와 상반되는 악하기 그지없는 박연진의 캐릭터성을 잘 소화했으며, 선역만 맡았던 신예은의 연기 경력에서 첫 악역이라는 새로운 면모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웹드라마, 학원물의 여주인공 역으로서 연기 스펙트럼에 한계가 있다는 평이 있었으나 이 작품을 통해 언제든 변신할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그 밖에도 아버지의 죽음으로 살인마에게 복수하는 꿈을 꾸고, 동은을 도와 칼춤 추는 망나니가 되기로 결심한 여정 역의 이도현,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동은을 도와 남편을 죽이고 싶어하는 현남 역의 염혜란, 학교폭력의 가해자이자 연진, 도영 사이에서 위험한 마음을 품고 있는 재준 역의 박성훈, 마약중독자이자 동은의 몸을 처참히 망가뜨린 사라 역의 김히어라, 가해자들 사이에서 신분 차이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지만 성공에 대한 욕망이 누구보다도 높은 혜정 역의 차주영, 재준의 친구가 아니라 심부름꾼으로서 더러운 일에 앞장서는 김건우 등 뛰어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영상미 역시 훌륭하다. 절제된 색감의 빛을 사용하면서도 적절한 시인성과 극에 어울리는 메마른 느낌을 주고, 인물에 심리에 따라 명도를 조절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학교폭력 장면 역시 1화에 시간순으로 배치해서 스토리를 늘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호흡을 이용해 플래시백처럼 산개시키는 형태로 반영하고 있다. 호평을 받는 부분 중 하나는 직접적으로 피해자가 당하는 장면을 노출시키기보다는, '이런 행동을 당했다'는 암시만 주고 넘어간다는 것. 상업작품의 특성상 학교폭력 피해자의 경험을 흥행에 사용한다는 비판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소위 고문 포르노로 불리는 작품들처럼 피해자가 고통받는 장면을 직접적으로 전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성인이 되어서도 피해자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장면, 가해자를 마주하기 전 무의식 중에 화상 흉터를 긁는 장면을 삽입해 주제의식을 강조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바둑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점도 본작이 차별화되는 요소인데, 건축가가 꿈이었던 동은이 대신 집을 짓는 바둑을 두게 되었다는 상징성에서 시작해, 등장인물들이 두는 기보 역시 향후 전개를 보여주는 복선 역할을 하고 있다.

 

 

혹평

김은숙표 복수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전반적으로 여타 복수물과 차별화되는 매력이나 정체성을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류다. 복수극이라는 장르 특성상 클리셰가 많을 수밖에 없고, 쾌감을 선사할 결말의 비중이 크기에 어느 정도 일정한 양식에 따르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초반부와 후반부의 간극을 매꾸기 위해 인물과 사건들 간의 연결성, 지적 유희를 불러 일으키는 치밀한 계획 등 과정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는데, 훌륭했던 드라마적인 요소에 비해 서사의 완성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반부에서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저력에 비해 중후반부의 개연성이 다소 부족한 장면이 보인다. 특히 후반부 재준의 딸을 향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과 소유욕은 드라마에서의 묘사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로 이어지는 친부인 도영과의 마찰 역시, 한국 드라마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소재인 출생의 비밀과 친, 생부모의 대립의 연장선으로 이런 류의 작품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준다. 지적인 게임을 기대한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중반부터 통속극으로 변해버린 이야기에 실망할 여지가 있다.

쇼트와 쇼트 사이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동은과 연진이 교실에서 만나 소리치는 장면에서 어색하게 이어붙인 흔적이 보인다.

 

 

에피소드

김은숙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폭력성도 폭력성이지만 작중 동은의 복수는 사법체계의 도움이 아닌, 사적제재에 의해 이뤄진다. 이에 김 작가 본인은 사적 제재를 옹호하지 않는 입장이기에 이에 대한 묘사를 가볍게 할 수 없어서 청불 등급을 선택한 것"이라 밝히면서 "성인분들께선 보시고 옳은 판단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첨언했다. 다만 청불 드라마 치고 수위가 아주 높지는 않으며, 몇몇 과도한 폭력 묘사와 성적 묘사만 더 편집하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 빅마우스가 15세 등급을 받았다.

 

2010년 <시크릿 가든> 의 흥행 이후 6연속 대흥행을 기록하던 김은숙 작가가 <더 킹 : 영원의 군주>의 실패 이후 처음으로 집필하는 작품이자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 특화되어 있던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는 첫 복수극이다. 이에 따라 공개 전까지만 해도 김은숙 작품치고는 기대치가 상당히 낮은 작품이었다. 공교롭게도 주연 배우인 송혜교 또한 직전 출연작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가 연속되던 <펜트하우스2>,  <모범택시>, <펜트하우스3>, <원 더 우먼>의 후광을 이어받지 못하고 2021년 SBS 금토 드라마 중 2번째로 낮은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초반에 시즌제 편성이라는 기사와 복수를 다루는 시놉시스가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복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본편이 공개되자 <펜트하우스 시리즈>에 필적하는 성적을 기록했고 평가 면에서도 시리즈 중 평가가 월등히 높았던 펜트하우스 시즌 1과 동등한 평가를 받으며 대흥행에 성공했다.

 

2018년 이후 한국 드라마에서 특이하게 복수극들이 그 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거나 그 해의 대표 드라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2023년에는 본작이 그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복수극뿐만 아니라 드라마 전체 통들어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 중이다. 새해 들어 방영된 드라마들 중 빨단풍선, 법쩐, 대행사, 일타스캔들 네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지상파 연속극, 케이블 미니 시리즈 가리지 않고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어서 본 작품의 주가가 더 올라가는 중이다.

 

과거의 사건 때문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한 여성의 복수극이라는 이야기와 전체적인 설정과 과거 만났던 여러 인물들의 조력을 받는다는 점에서 박찬욱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 가 떠오른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의 포스터 중 하나에서 송혜교가 취하고 있는 포즈와 표정도 친절한 금자씨의 포스터에서 이영애가 분한 이금자가 성녀처럼 표현된 것과 굉장히 유사하다.

 

본작에서 일어난 학교폭력과 유사한 학교폭력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바 있다.  '고데기 온도 체크' 학교폭력 장면은 지난 2006년 충북 청주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다.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 여러 명이 동급생이던 학생 한 명을 표적 삼아 20일 간 고데기, 옷핀, 책 등으로 상해를 입힌 사건이며, 가해자들은 2023년 기준으로 33살이 되었다고 한다.

 

2020년 7월 15일, 알고 지낸 지 한두 달 정도 된 또래 청년들이 밤 11시쯤 생일을 축하해주겠답시고 피해자인 박 모씨(당시 22세)를 강제로 어두운 공터에 끌고간 뒤, 다짜고짜 머리에 두건을 씌운 채 의자에 앉힌 뒤 테이프로 발목까지 결박했다. 이후 박씨 주변에는 휘발유가 뿌려졌고, 양 무릎에 폭죽이 올려졌다. 결국 폭죽이 터지며 휘발유에 떨어졌고, 불이 박씨에게 옮겨붙어서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었으나, 치료금의 절반도 안되는 쥐꼬리 합의금만 받고 풀려난 사건이 뒤늦게 폭로됐다. 가해자들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 사건은 드라마와 다르게 피해자 부모가 자식인 피해자를 도우며 치료하고 있다. 여담으로 가해자들 중 한명은 2022년 10월 20일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로 상대편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사건으로 현재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기상캐스터 출신인 김가영과 안혜경은 '더 글로리'에서 임지연이 연기한 박연진의 기상캐스터 원고를 다른 이가 대신 써준다는 설정에 대해 "CG 의뢰부터 취재와 원고 작성까지는 오롯이 캐스터 한 명의 몫"이라며 "때로는 제보 사진, 음악과 의상, 소품까지도요!"라고 설명하면서도, 임지연의 캐스팅이 완벽해서 진짜 기상캐스터 같다고 칭찬을 했다. 

 

송혜교는 김은숙 작가와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 약 6년 8개월 만에 재회하며, 처음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도현은 <스위트홈> 이후 2년 만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에 출연한다. 임지연은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엽> 파트2에 이어 같은 달에 연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에  출연하며,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다. 

 

2020년대에 들어 대흥행했던 드라마들에 씬스틸러로 나온 배우들이 본작에 대거 등장해 더욱 화제가 되었다. 일례로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탄탄한 매니아층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파트 2 방영 예정인 경이로운 소문에서 추매옥역을 맡은 염혜란, 신명휘 역의 최광일, ENA의 기적이라 불리며 우영우 신드롬을 가져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계향심 역으로 출연한 김히어라와 신일수 역으로 출연한 허동원 그리고 어린 우영우 역을 맡았던 오지율, 2020년대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시청률 30%를 넘긴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변 회장 역으로 출연한 오민애와 송희수역으로 출연한 정아미, 펜트하우스2 이후 20개월 만에 시청률 25%를 넘긴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백동민 역으로 출연한 강길우, 주영일 역으로 출연한 이병준이 있다. 또한, 2022년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화제작 지금 우리 학교는 에서 바이러스를 만든 이병찬 선생의 아들 이진수 역을 맡았던 이민구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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