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일자 : 2024년 10월 9일 ~ 2024년 11월 27일 / 12부작
방영시간 : 수 / 오후 08:50
연출 : 김승호
극본 : 홍시영
제작 : 하이지음스튜디오, 베이스스토리, SLL
출연 : 황인엽, 정채연, 배현성, 최원영, 최무성 外
스트리밍 : TVING, NETFLIX
함께 자라는 동안 마음도 자랐다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 드라마
어쨌든 다정이 최고다.
한겨울 카페 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올 때,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닫는 사람이 있다.
또, 문을 밀고 나오면서 자기가 밀고 나온 문이 다른 사람을 칠까봐
일부러 문을 붙잡고 서 있는 사람도 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그런 작은 다정들이 때때로 감동이 된다.
여기, 엄마 없이 자란 세 아이가 있다.
아빠만 둘, 게다가 한 아이는 아예 밖에서 데리고 온 아이다.
동네 사람들은 피 한 방울 안 섞인 애들이 가족 흉내 낸다고, 기구하다고 걱정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신경도 안 쓴다.
매일 같은 식탁에 앉아 서로의 안부를 시시콜콜 물었던 다정한 기억들로 가득하니까.
결국, 작지만 행복한 기억들이 다정한 어른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남들보다 쉽사리 다정해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인물관계도
등장인물
김산하 황인엽
어려서부터 어른스럽고 속이 깊었다.
힘든 일에도 “자고 나면 괜찮아진다”며 혼자 삭이고, 참는 게 버릇이다.
마음 깊은 곳 숨겨둔 상처로, 가시 돋친 고슴도치 한 마리를 품고 자란지도 모르겠다.
산하가 여덟 살 때, 동생 소정이 죽었다.
남은 가족 세 명은 서울에 있는 모든 걸 버리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해 해동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슬픔을 견디지 못한 엄마는 아빠와 이혼하며 떠났다.
그때, 산하에게 손을 내민 건 바로 아래층 사는 주원이었다.
맑고, 무해한 아이. 주원은 산하가 사랑받아도 될 가치가 있는 사람인 걸 가르쳐줬다.
산하에게 주원은 세상 전부다. 어른이 될 때까지 옆에 꼭 붙어있어야지 했는데,
자동차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엄마 정희를 차마 모른 척 못하고
열아홉에 해동을 떠나 서울로 갔다.
같은 한국 땅이니까 언제든 해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10년이 걸려서 다시 해동으로 돌아왔다.
이제 다시는 주원이를 떠나지 않을 마음으로.
그런데, 격하게 반겨줄 줄 알았던 주원의 반응이 건조하기 짝이 없다.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게 안 하던 짓을 자꾸 하게 된다.
밥은 먹었나, 잠은 잘 잤나 하루에도 열두 번 연락하고 싶고.
해사하게 웃는 모습 한 번 더 보려 자꾸 가게 앞을 기웃거리게 된다.
윤주원, 어떻게 하면 나를 좋아해줄래?

권정희김혜은
소정이 죽고 난 후로, 해동에 내려와 다시 잘 추스르고 산하의 엄마로, 대욱의 아내로 살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다. 딸 소정이 죽을 때 소정과 단둘이 있었던 산하를 보는 게 지옥이었다. 그래서 결국 대욱과 이혼하고, 산하를 버리고, 서울로 혼자 떠난다.
집안 소개로 의사인 지금의 남편과 재혼해 딸 소희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여유가 생기자 자신이 산하에게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이제 슬슬 산하를 용서해 줘야겠다.

소희김민채
어린시절 오빠가 있다는 말에 마냥 신났다.
산하와 함께 살기 시작한 뒤론,
늘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정희와 산하 사이에서 중재하기 바쁘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산하랑 함께 사는 게 좋으니까.

마음에서 넘쳐나는 말들은 바로 해야 되고,
오늘 일어난 나쁜 일은 내일이 되면 잊어버리고,
거창한 인생 계획 보다는
오늘 저녁 식구들이 한 식탁에서 먹는 저녁 메뉴가 더 중요하다.
그런 주원에게 새로운 가족들이 생겼다. 아빠와 위층 사는 경찰 아저씨 대욱,
대욱의 아들 산하, 어쩌다 아빠가 데려와서 키우는 해준까지
다섯 식구가 10년을 함께했다.
성도 다르고,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단 한 번도 우리가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그런데 김산하, 강해준 이 둘이 자기 가족 찾아 가겠단다.
10년을 함께한 가족이, 한 순간에 남남이 되어버렸다.
그랬던 둘이 너무나 뻔뻔한 얼굴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해동에 나타났다.
그러고 한다는 말이 뭐? 이제는 가족이 아닌 다른 사이가 되고 싶다고?
어? 근데, 좀 이상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친다.
가족애를 설렘으로 착각하는 건 아닐까?

천성이 밝다. 햇볕에 보송하게 말려 방금 걷어낸 새하얀 티셔츠 같다.
엄마 서현이 이모 집에 맡기고 떠난 뒤,
딱 한 번 봤던 엄마의 맞선남 정재를 따라와 오륜맨션 방 한 칸을 차지했다.
그 후로 10년을 정재의 친아들처럼, 주원의 친오빠처럼 살았다.
정재와 함께 시작한 농구가 재밌었다. 아빠 닮아 잘한다는 소리에 더 으쓱했다.
농구로 성공해 아빠 옆에서 평생, 아빠에게 고마운 맘 다 갚을 작정이었다.
친부 동구의 등장 전까지는.
내가 없어야 아빠가 더 편할까? 결국, 해준은 정재를 위해,
가족을 위해 친부를 따라 미국으로 떠났다. 뭐라도 되어 오리라 다짐하며.
그러기를 10년, 다시 정재의 아들로,
가족의 일원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 해동으로 돌아왔다.
아빠 가게도 새로 넓혀 드리고,
주원이에게도 그동안 못 해준 것 다 해줄 수 있는 오빠가 되기 위해.
헌데 주원의 태도가 심상찮다.
우린 가족이 아니라 옛날 동거인일 뿐이라고? 그럼 방법은 하나다.
주원이와 결혼하면,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다!

강서현백은혜
그런데 얼굴값 하는 건 서현만이 아니라 동구도 마찬가지.
책임지지 않는 동구에게 구질구질 매달리기 싫어서 떠나줬다.
친부의 존재를 싹싹 지우기 위해서, 해준에게도 자기 성을 줬다.
혼자 미용실을 하며 해준을 아홉 살 때까지 키우다가, 정재와 선을 봤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해준을 해동에 남기고
혼자 서울로 돈을 벌러 떠나게 된다.
그리고 서울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 이현은 물론 해준과도 연락을 끊게 되는데...

강이현민지아
자기 자식도 있는 남자가 남의 자식을,
그것도 저 싫다고 도망간 여자 자식을 거둬 키우다니.
속이 없어도 그렇게 없나?
엄마, 이모, 할머니 다 못 해준 걸 거기서 받고 있다.
이현은 점점 정재가 고맙다.
그래서 해준이에게도 주원이 아빠한테 잘해라, 잘해라,
커서 돈 벌면 정재에게 다 갚아야 한다며 당부하게 된다.

주원의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아직 네 살인 주원을 데리고 주원의 엄마 고향인 해동으로 내려와
칼국수 가게를 차렸다.
그저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다.
맞선 한 번 보고 사라진 서현의 아들 해준도 눈에 밟혀
그 길로 데려와 10년을 제 아들처럼 키운 사람이다.
새벽엔 칼국수 반죽을 치고 집으로 돌아와 애들 밥 먹이고,
학교 보내고, 다시 가게로 돌아와 아침 장사를 시작한다.
애들이 배고프단 소리에 바로 엉덩이 들고 일어나
지지고 볶고, 끓이고. 성실하고, 깔끔하고, 매사에 진심이다.
온 식구가 자기가 차린 밥상에 둘러 앉아 맛있게 먹는 게 세상 제일 행복인 사람,
깊게 끓여낸 육수처럼 모든 게 진짜인 사람이다.
동네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다들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애들 키우면서 매일매일 사랑이 얼마나 더 커질 수 있는지 깨닫는다.
핏줄,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갑자기 찾아온 해준의 친부 동구 앞에서 왠지 주춤하게 된다.

험하게 생긴 얼굴과는 달리 반대로 시키면 또 곧잘 잘하는 귀여운 구석이 있다.
유들유들 모든 사람의 말은 잘 들어주는데, 가족 일에는 영 재주가 없다.
정재와 둘이서 애 셋을 키워낸 보람이 있고,
이대로 하루하루 성실히 살면 되는 모든 것이 문제없을 줄 알았는데,
정희가 다시 나타나 일상을 흔들기 시작한다.
아내였던 정희가 떠날 때도 가지 마라 못했던 대욱은
산하가 떠날 때도 결국 가지 마라 못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도 못하고 결국 마음에만 담아둔다.
산하가 어른이 돼 돌아온 이 순간에도,
아들에게 의지가 못 되는 아빠라는 것에 속이 상한다.
한 번도 아들한테 제대로 된 울타리가 못 되어줬으니까.
아빠가 자기를 위해서 뭔가 할 것이라는 믿음이 산하에게 없으니까.
대욱의 가슴이 미어진다.

박달서지혜
엄마가 원하는 대로 성실한 모범생으로 착실하게 살았다.
엄마가 그토록 고대하던 대학을 졸업하고,
엄마가 바라는 대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었다.
엄마도 이만하면 변호사 딸까지 뒀고, 해드릴 일은 다 했지 싶다.
그래서 결정했다. 내 마음대로, 마음 가는대로 살겠다고.
그길로 엄마는 서울에 두고 혼자만 다시 해동으로 내려와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평온한 일상도 잠시,
바로 앞집 문을 열고 나오는 고등학교 때 첫사랑 해준과 딱! 마주쳤다.
고등학교 신입생 시절에 해준이 농구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첫눈에 반했다.
갑갑한 고등학교 생활의 유일한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해준이 땀 흘리며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숨통이 탁 트이는 것만 같았다.
시원한 탄산수 같은 남자. 너무 환하게 웃으면서 떠나 잊혀지지도 않는 남자.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10년이 지났다.
분명히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만난 해준이 미소 한방에, 또 다시 심장이 반응한다.

이준호윤상현
고등학교 시절 주원이를 짝사랑했다. 고백도 해봤다.
하지만 어린 날의 말실수로 뻥하고 대차게 차였다.
일단 친구로 주원의 옆을 지키지만 아직도 주원을 향한 마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윤석훈윤우
중학교 때부터 해준이와 농구를 함께하며 친해졌다.
해준의 가장 친한 친구로,
해준이 가족한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이나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존재다.
다들 서울로 떠날 때, 고향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도희주하서윤
고2 겨울방학 때 해준과 잠깐 사귀었다가,
김산하가 더 멋져 보여 갈아타려다 실패했다.
다시 해준에게 돌아오려다 또 실패하고.
세 사람과 얽히면 모양 빠지는 일밖에 없었지만
예쁜 데다 공부도 잘하는 내노라하는 멋진 언니다.
사실, 성격 빼고는 어디 나가서 절대 빠지지 않는데,
그걸 자기도 잘 안다.

강재은백예인
주원과 달의 동창.
가끔 엉뚱한 소리로 아무도 예상 못한 깨달음을 주는 게 매력이라면 매력.
재은이도 서울을 굳이 가야 하냐며, 해동에서 석훈과 결혼해 알콩달콩 살고 있다.

여사님성병숙
정재가 주원을 데리고 집 구하고 가게 구할 때부터 이래저래 도와줬다.
동네 어느 집에 간장 종지가 몇 갠지
분리수거는 누가 허투루 하는지 다 아는 동네 터줏대감이다.
여사님의 하루는 여기저기 참견으로 시작해 걱정으로 끝난다.
동네 사람들이 좀 잘 살았으면 좋겠다. 멀쩡하게!
그래서 홀애비 정재한테 선 좀 보라고 졸랐고,
자기 때문에 해준을 떠맡게 됐다고 생각해 부채감이 있다.

김경위최찬호
모난 데 없이 유들유들한 성격으로 대욱과 함께 해동의 민원을 훌륭하게 처리한다.
때로는 일만 하느라 자식 일 앞에서만 어려움을 겪는 대욱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뒷이야기
10월 25일, 11월 9일, 11월 14일 넷플릭스 대한민국 시리즈 톱10에서 1위를 차지했고 티빙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서 쟁쟁한 드라마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청률 또한 초반에는 미미했으나 마지막화에 최고시청률을 찍으면서 마무리하였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에서 발표한 10월 4주차 화제성에서 ‘조립식가족’은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7위를 기록했다. 출연자 화제성 역시 11월 3주차에서 정채연 3위, 황인엽 1위, 배현성 2위로 주인공 모두 순위권에 안착했다. 무엇보다도 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3주 연속 1위에 이어 말레이시아 1위, 필리핀 2위, 싱가포르와 태국 3위, 홍콩 5위 등 아시아 6개국 톱5에 안착하며 해외 OTT인 Viu에서 흥행하고 있다. 방영 6주 차 시청자 수 기준 140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 중 미국, 브라질, 멕시코,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주요 국가를 포함한 88개국에서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톱스타 주연이나 거액의 투자 없이 흥행한 점이 2024년 상반기에 방영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와 비슷하다. 원작 드라마를 잘 각색했고 황인엽과 정채연, 배현성을 비롯한 주요 출연진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화제성과 인기를 얻고 있다. 친족이 아닌 이들이 가족보다도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며 위기와 고난을 극복해 성장하는 감동적인 스토리라는 반응이 많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가족 드라마가 많이 사라지는 상황인데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족관의 틀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한국 사회에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며 “이런 작품엔 ‘내가 네 엄마다’라면서 혈육이 갑자기 등장하는 위협 요인이 나오는데 ‘조립식 가족’은 결과적으로 혈연보다 중요한 건 같이 지낸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공감을 안긴다”고 짚었다. 당초 JTBC 수목 드라마 편성이 예상되었으나, 독특하게 '수요 드라마'로 편성되어 하루에 2회분씩 방영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방영을 앞둔 시점 직전까지는 방송사 중 유일하게 남은 수목드라마 자리이기도 했고, 원래부터 드라마 미방영 기간을 두는 등 실험적인 편성을 하던 자리였기 때문에 대체로 주간 분량 감소 없이 요일만 하루에 몰아서 한 수요일 편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납득하는 반응이다. JTBC 수목 드라마 〈비밀은 없어〉에 이어 넷플릭스 동시 방영 드라마로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