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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경찰] 에피소드 경험자 회사 후배 / P직원

쌈장에빠진돼지 2021. 12. 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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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나물 @가지볶음 밥경찰 대표반찬

 

'밥도둑' 이란 단어는 누구나 들어서 알 것이다. 

하지만, '밥 경찰'이라고 들어 본 적 있는가? ㅋㅋ

 

밥도둑의 대표 반찬은 '게장', '간장게장', '꼬막', '김치찌개', '두부조림', '오삼불고기', '고등어조림', 제육볶음' 등등이다.(명란젓이나 젓갈음식 들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밥도둑 반찬일 수 있겠군~)

신기하게도 정말 밥 두공기 세공기씩 찾게 된다.

 

반면에 '고사리나물', '가지무침', '시금치나물', '미역줄기', '도라지나물', '꽈리고추 찜', '호박무침', '깻잎장아찌' 등등이다.(나이 든 어르신들이 매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리는 나물 반찬 등)

 

 

얼마 전 회사에서 생긴 일이다. 

 

사업 진행을 위해 고용되었다가 사업이 다 끝나서 퇴사하는 직원을 위해 송년회 겸 점심을 먹으러 일산에 뷔페 파크를 데리고 갔다. (계약직 직원이 그만둔다고 부페파크를 데리고 가?라고 너무 과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대충대충 어영부영 그냥 스쳐가는 곳이려니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일한 직원이 아닌 정말 성실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기에 뭘 해주고 뭘 사줘도 아깝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었다.)

 

한 시간 만에 부페파크를 먹어 치워야 하는 우리는 자리를 잡자마자 음식을 가지러 갔고, 우선적으로 먹어야 할 것과 패스해야 할 것을 구분한 후 음식을 담아왔다. 

역시나 한 접시에 층을 쌓아온 P직원 ㅋㅋㅋㅋㅋ 너~~무 웃 겨 !!!!!

 

* P직원 : 음식을 너무 맛있게 잘 먹고, 가리는 게 없어서 맛있는 거 먹을 때마다 생각나고, 그 직원과 밥 먹을 일 있을 때마다 맛있는 게 먹고 싶은 직원이다. P직원이 몇 해전 점을 보러 갔는데.... 입이 '청와대' 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을 복이 많다고 했단다.  봐도 봐도 정말 청와대 입인 것 같다... 

 

 

쌓아 온 부페음식을 먹으면서 하는 말?

 

P직원 : 과장님 '밥 경찰' 에피소드 들으셨어요? 나 : 으응? 뭔데??? 못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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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에 P과장님이 점심시간에....

P과장 : 00씨 도시락 싸오셨어요?

P직원 : 아니요? 밖에서 간단하게 먹을 거 사 오면 돼요.

P과장 : 아니야! 00씨 제 도시락 먹어요. 전 오늘 점심 약속 있어서 나가서 먹어야 해요. 

P직원 : 아니, 괜찮아요. 과장님 그러지 않으셔도 되요.

P과장 : 이 도시락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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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직원 :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받았는데, (받으면서도 내심 꼭 오늘 먹어야 하는 반찬이 있는 것인가?, 혹 맛있는 반찬을 싸왔으니 꼭 내 도시락을 먹어주길 바라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요~

나 : 근데?

P직원 : 막상 도시락을 까 보니 정말 밥도둑 반찬이(가지볶음과 고사리나물 두 개) 들어있는 거예요. 그래도 먹어야 하니 억지로 먹었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다른 직원(심지어 혼자 자취하는 남자 직원이었음. / 참고로 P과장은 여직원임.)이 부침개랑 불고기 반찬 주면서 먹으라고 했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한참을 웃으며, 소화를 시키고 나머지 부페음식을 먹었다. ㅋㅋ 다시 생각해도 너무 웃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P직원이 아~ 아직 젊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어렸을 때는 밥 경찰 반찬이던 것이 지금 난 밥도둑 반찬이 되었다. 어렸을 때 그렇게 먹기 싫었던 가지볶음이 지금은 가지 밥을 해먹을 정도로 맛있다. (물론 가지 밥은 남편도 안 먹고, 아이들은 당연히 안 먹고, 나 혼자 먹지만....... ㅡㅡ;;;) 

 

 

그리고 한식을 무지 좋아하고 군것질을 안 하는 난 비빔밥을 무척 좋아하고, 김치찌개에 환장하며, 엄마가 해주는 고사리나물과 미역줄기 볶음, 멸치볶음, 고구마 줄기 볶음, 시금치나물 등 너무 좋아한다. 심지어 꽈리고추 찜은 정말 최애 음식이고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다. 

물론, 밥 경찰 반찬들이 나이를 많이 먹으면서 당연히 잘 먹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나이가 들어서 몸에 좋은 음식을 찾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건 분명하다는 것이다.  입맛도 변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생각해 보면 난 결혼 전에 국수랑 칼국수처럼 면은 일절 안 먹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익숙하지 않은 음식들은 쳐다도 안 봤고, 비주얼이 별로인 음식도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다 먹어보려 한다. P직원도 좀 더 나이 먹으면 밥 경찰 반찬들이 밥도둑 반찬이 될까? ㅋㅋ 혼자 생각해 본다.

 

왜 ~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더 음식은 가리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겠다. 

 

우리 집 남자들도 제발 골고루 먹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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