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일자 : 2000년 9월 18일 ~ 2000년 11월 7일
방영시간 : 월요일, 화요일 21:55
연출 : 윤석호
극본 : 오수연
제작 : KBS2
출연 : 송승헌, 송혜교, 원빈, 한채영 外
윤석호 감독의 계절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자 20세기의 마지막 가을 작품이기도 하다. 남자 주인공은 송승헌, 여자 주인공은 송혜교. 서브 남주역에 원빈, 악역 여주에 한채영이라는, 지금에서 보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다. 다만 가을동화 이전부터 팝콘, 승부사 등 주연을 맡았던 송승헌을 제외하면, 송혜교와 원빈은 주로 드라마 조연으로 활동했으며, 한채영은 브라운관 데뷔작이다. 당시에는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캐스팅으로 초대박을 친 셈. 물론 주연 배우들은 이 작품을 통해 단번에 슈퍼스타가 되었다. 방영전에는 순풍 산부인과의 송혜교가 청순 연기를? 이런 반응이었다.
출생의 비밀, 불치병, 교통사고 등 막장 드라마의 삼신기가 모두 들어 있는 작품이지만, 아름다운 화면과 두 주연 배우가 연기하는 애틋한 분위기가 이를 커버하여서 방영 당시 욕은 별로 먹지 않았다. 시청률도 매우 높았고, OST 판매량도 꽤 좋았다. 성인 연기자로 성장하려는 송혜교의 청순한 연기를 볼 수 있는 드라마. 또한 아역이었던 문근영이 본격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등장인물
윤준서: 송승헌 (아역: 최우혁)
윤은서 → 최은서: 송혜교 (아역: 문근영)
최신애 → 윤신애: 한채영 (아역: 이애정)
한태석: 원빈.
신유미 : 한나나.
이야기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윤준서(최우혁 분)와 윤은서(문근영 분) 남매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최신애(이애정 분 / 성인 역 - 한채영 분)의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된다. 보통 이런 설정이면 어려운 집 아이는 착하고 캔디형이고 이래야 하는데 돼지국밥집을 하는 엄마(김해숙 분)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신애는 모든 걸 가지고 있는 은서를 질투하고 열폭해서 몰래 괴롭히다가 그 오빠인 준서에게 한 소리를 듣는 등 악역이다. 헌데 교통사고로 은서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검사 결과 은서는 윤 교수 부부(정동환 분 - 선우은숙 분)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 알고 보니 어린 시절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뀐 것. 설상가상으로 그 아이는 은서와 같은 반에 다니고 있는 신애였다. 두 부모는 서로 만나 아이들 몰래 아이들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윤 교수 부부는 친딸이 살고 있는 험한 환경에 가슴 아파한다. 그러나 키운 정이라는 게 있어 결국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연히 신애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준서와 은서 앞에서 이 사실을 폭로해 버린다. 은서는 이후 조용히 집을 나와 친엄마의 집으로 가 버린다. 이 부분에서 참으로 어이없게도 윤 교수 부부는 은서를 되찾으려 그닥 노력하지도 않고, 은서에게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미국으로 떠난다. 윤 교수의 경우 자신의 핏줄이란 것 때문인지 신애를 빨리 받아들이려 했지만 아내는 은서에 대한 그리움으로 내내 아팠을 정도인데도.
시간이 흘러 은서(송혜교 분)는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고, 이 호텔 경영자의 아들이자 플레이보이인 한태석(원빈 분)은 만취해서 호텔 전화교환실에 꼬장을 부리다가 자신이 애 둘인 아줌마라고 소개하는 은서에게 된통 당한다. 이에 태석은 함정을 파서 '최씨 아줌마'를 만나려 하고, 결국 그녀를 찾아냈다가 반해 버린다. 이에 전화교환원인 그녀를 전속 메이드로 강제 이동시키고 작업을 걸지만 은서는 번번히 거절한다. 나를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답게 태석은 점점 진심으로 은서에게 빠지게 되고, 한편 준서(송승헌 분)는 미국에서 돌아와 은서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항구에서 자신과 반대방향 배를 타고가던 은서를 목격하고, 마침 함께 있던 선배가 찍은 사진을 단서로 그녀를 찾아다닌다. 며칠간 태석의 호텔방에 머물며 담당 메이드였던 은서와도 몇 차례 통화하기도. 서로임을 모른 채 통화하면서도 아련한 여운이 남는 장면. 결국 둘의 추억이 어린 바닷가에 준서가 태석, 유미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한 은서가 달려가 감격적인 남매 상봉에 이른다.
여동생과 오빠도 아니고 남자와 여자도 아닌 미묘한 관계에서, 둘은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부모는 한 때 남매 관계였던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을 격렬히 반대하고 집안 차이, 약혼녀 등 여러문제가 얽혀서 둘의 사랑은 험난해져만 간다.
극 후반부에서 준서의 약혼녀가 준서의 이별 통보를 받고 자살기도를 하게 되고 다행히 자살기도가 불발로 끝나게 되나 죄책감에 시달리던 준서는 그녀 곁으로 가게되고 은서 역시 준서를 포기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은서는 자신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준서를 향한 그리움과 함께 몇배로 더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한편 친한 친구 준서와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 은서의 감정을 알게 된 후 배신감에 흑화한 태석은 자신의 개인 메이드인 은서를 해고하기에 이른다. 당장 병원비 압박부터 받던 은서는 해고 통보를 받고 태석에 항의하러 가는데 이때 약병을 떨어뜨려 태석이 은서의 병을 알게 되고 잠시나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준서를 버리고 나한테 오라는 어필을 많이 하는데 여기서 원빈의 명대사가 여럿 작렬한다. 준서도 은서를 끊어내기 위해 일부러 그녀의 병세가 심각해져도 병원을 찾지 않지만, 결국 은서가 잠깐 호전됐을 때 가족들 몰래 여행을 떠난다. 둘의 추억이 어린 산장에 머물다 돌아온 후, 주변에서 관계를 인정한 것도 안 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에서 가족들과 조촐한 파티도 하며 조용히 살아간다. 이 때 준서는 은서를 따라 죽을 결심을 하고 약까지 준비하지만, 은서가 이를 발견하고 난리를 치며 꼭 살아주길 바라자 포기한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은서는 추억의 바닷가로 같이 가길 원하고, 준서가 그녀를 업고 거닐던 중 은서가 사망한다. 죽은 은서를 등에 업고 오열하면서 걸어가는 준서의 모습도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녀의 장례식 후, 준서는 어릴 때의 추억이 서린 터널, 동네 등지를 둘러본다. 멍해 있던 그는 달려오는 트레일러를 보고도 피하지 못한 채, 마지막에 아주 어릴 적 은서와 신애가 있던 신생아실에서 자신이 이름표를 떼어내버렸던 일이 기억나버리면서, '약속 못 지킬 것 같다'며 슬로우 모션으로 튕겨져 나가며 엔딩.
에피소드
아름다운 화면과 OST등이 잘 어우러져 특히나 명장면이나 명대사가 많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특히 아역 시절 마지막 장면인 '터널을 빠져나가는 자동차를 쫓아 달려다가 멈춰서며 조용히 눈물 한방울을 흘리는 은서(문근영)' 이 장면 하나만으로 문근영은 가히 국민 여동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이 드라마에선 아역 배우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각인한 수준이었고 국민 여동생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해준건 영화 어린 신부이다.
원빈의 명대사 장면도 매우 유명. 은서가 백혈병에 걸리고 난 후 상황이었는데 나쁜 놈이 되겠다며 벽으로 밀어치기 후 "사랑? 웃기지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돈으로 사면 될 거 아냐.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냐?"라는 대사를 작렬한다. 이 질문에 송혜교는 창백한 얼굴로 "얼마..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나.. 돈 필요해요. 정말 많이 필요해요..." 라고 대답하며 무너지는데 이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히며 여기저기서 엄청나게 패러디 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빈하면 이 대사가 생각나는 마성의 명대사. 마녀사냥에선 이를 두고 마녀로 표현하여 웃음을 줬다.
이외에도 송혜교와 송승헌이 대화를 나누는 신에서 나온 명대사인 "오빠. 난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될 거야. 한번 뿌리 내리면 다시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될 거야"도 유명하다.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고 헤어져야했던 자신의 운명을 빗대서 한 대사로 이 대사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설판에서는 '바다가 될 거야'로 대사가 다르다.
아역 시절의 장면이 아름답고 배우들 연기력이 뛰어나 아역 배우들의 인기도 높았는데 어린 준서(최우혁)과 어린 은서(문근영)이 교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소나기를 만나 피하는 장면 등은 화면이 매우 아름답고 싱그러워서 이 장면도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송혜교가 연기한 역은 본래 김현주, 김희선에게 제의가 갔으나, 김현주는 다른 드라마와의 스케줄 문제, 김희선은 영화에만 전념하고 싶다며 거절했다. 그래서 드라마 카이스트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허영란이 캐스팅되었으나, 스케줄 충돌로 송혜교가 맡았다. 당시 허영란과 송혜교의 인지도는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 현재 그 두 배우의 넘사벽인 레벨을 보면 허영란에게는 참으로 아쉬울 것이다.
송승헌 자리에는 차태현, 류시원 등에게 제의가 갔지만 다른 드라마와의 스케줄 문제로 고사했다.
2000년 12월 열린 제13회 한국방송작가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출생의 비밀'이란 구태의연한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사 탈락했다.
한채영의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한데, 연기가 너무 어설프다. 남주인공의 친 여동생에 오만하고 열폭형 성격이기까지 하여 상당히 비중 있는 악역이었는데도 중간에 컷 당해버렸다. 오히려 일본어 더빙판 성우인 코다마 아야카가 초월 더빙으로 호평을 받아서 한채영의 어설픈 연기가 더더욱 부각되었다. 소유진이 오디션을 봤지만,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라서 떨어졌다고 했다.
한류 드라마 붐의 대표작으로 취급되는 겨울연가 못지않게 이 작품도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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